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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난 해결하려면 드라마부터 뜯어고쳐라

최근 잘나신 백화점 사장님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비밀정원’ 드라마가 인기다. 나도 집사람 덕에 간간히 재미있게 보고 있기는 한데, 그러고 보면 언제부턴가 소위 잘나가는 집안이 소재가 되는 드라마들이 우후죽순 나오고 있다.
그렇다 나는 지금 이 흔하고 흔한 ‘신데렐라류 드라마’를 씹고 싶어서 이글을 쓰고 있다. 그러고 보면 신데렐라 드라마 씹는 것도 흔한 일이긴 하다. 조금 달리보자면 나는 신데렐라라는 메인스트림을 비판하자는 것은 아니다. 솔직히 드라마가 다큐도 아니고 픽션인데 조금 재미있는 설정, 그리고 시청자들의 금전적, 계급적 상승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나쁜 일 만은 아닌 것 같다.

한 가지 걱정스러운 것은 이런류의 드라마가 자칫 어린 시청자들의 현실감각을 떨어뜨리지나 않을까 노심초사 할 뿐이다. 내가 이런 걱정을 하다니 아빠는 어쩔 수 없나보다.

‘비밀정원’ 얘기를 계속해보자 내가 이 드라마를 처음 봤을 때 주인공이 사는 집의 어마어마한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건 어떻게 생겨먹은 집이 도둑이 뭐 훔치러왔다가 길을 잃어 아사할 정도로 으리으리하다. 궁금한 마음에 집사람에게 주인공의 직업을 묻자 백화점 사장이란다. 백화점 사장치고 집이 너무 큰 거 아닌가?

마구 떠들어보자. 근데 일하는 건 보기 힘들다. 내가 본 그의 주요 업무는 여주인공 따라다니고, 말싸움하고, 전화에다 짜증부리다가 간간히 사무실에서 사인하는 거다. 아놔 사장 나도 해먹겠다. 이런 컨샙은 비단 이 드라마뿐만 아니다. 최모 여배우가 그렇게 애타게 찾던 “실당님”들을 보자. 이 실장님들 역시 사무실에서 일하는 거 보기 힘들다. 협력업체와의 외부약속에 외근이 잦아서 그런 건 더욱 아니다. 매일 멋들어진 옷에, 잘빠진 스포츠카를 타고 다니며 애인 챙기기 바쁘다. 우리는 심심하게 쳐묵 쳐묵하는 김치찌게는 이미 그의 세상엔 없으며, 저녁에는 와인과 위스키가 함께 한다.

“웃자고 만든 드라마에 왜 죽자고 덤비냐?”고 하면 할말이 없다. 그냥 부러워서 열폭했다 생각해 주길 바란다. 그런데 이 웃자고 만든 설정을 실제 직장생활에서 바라는 청년들이 생겨나고 있다면 덤빌 만 한 것 아닌가?

입사 즉시 해외파견에 연봉 3500만원 이상 보장해준다고 하는데 “난 잘나가는 S전자 다닐겁니다. 나중에 장인 장모한테 여기 다닌다고 말하기 쪽팔려요”라고 말하는 학점 3.3에 토익 700대의 훌륭하신 청년이 있는가 하면, 아이디어 하나 달랑 들고 와서는 “실장직에 전용사무실과 수행원, 차량을 지원해 주세요”라고 말하는 범인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성인이 등장하고 있는 세상이다. 정말 안타깝게도 위 사례는 국내 벤처CEO 들이 직접 겪은 일이다. 내가 문제인가? 나는 지금 사회의 보편적인 관념에서 위 사례는 비정상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년실업이 문제라고 한다. 일자리가 없다고 한다. 그럼 일자리가 더 생기면 실업문제가 해결될까? 취업후 3개월, 6개월, 9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그만두고 이직하는 지금 이 시점에서는 그들은 그 잘나빠진 “실당님”들의 황금 직장을 찾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대기업 내부에서의 치열한 경쟁, 중소기업들의 애한 따위는 드라마에서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90년도 중반부터였을 것이다. 어느 순간 가족들 간의 사랑, 서민들의 생활, 고생 끝에 성공가도를 달리는 스토리는 점점 드라마 시장에서 사라져갔다. 그리고 눈요기를 위한 매우 고급스러운 설정들로 꽉 찬 드라마를 보고 커 온 청소년들이 지금은 청년이 돼서 좋은 직장을 구하고자 열을 올리고 있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다. 하지만 현대사회의 거울이기도 하다. 비슷한 설정의 드라마들이 여기저기 계속 나온다면 그 설정은 현실인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지금의 구직자와 구인자 간 인력 미스매치 문제를 야기한 드라마에 유죄를 선고하는 바다. 땅! 땅!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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